[세계를 보다]30초에 83억 원 광고…올해는 ‘코인 볼’

2022-02-13 16



앞서 베이징 올림픽 특수가 사라졌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전세계 1억 명이 시청하는 미국 ‘슈퍼볼’은 여전히 잘 나갑니다.

특히 올해 슈퍼볼 후원사는 전통의 강호 사이에 ‘뉴페이스’들이 등장했습니다.

<세계를 보다> 강은아 기자 리포트에서 직접 확인하시죠.

[리포트]
미국프로미식축구 슈퍼볼은 해마다 단일 경기로는 전 세계 시청자수 1위를 기록해온 최대 스포츠 이벤트입니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슈퍼볼 TV 광고전에 뛰어드는 이유입니다.

1994년 100만 달러였던 30초 단발 광고비는 27년이 지난 올해 700만 달러, 한화 83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1초당 2억 7천만 원이 넘는 슈퍼볼 광고 참여 자체가 미주를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이른바 잘 나가는 기업이라고 알리는 '호황 지표'이자, 트렌드 지표로 여겨지며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입니다.

[로버트 콜트 / 미시간 주립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사람들은 항상 30초에 600만 달러짜리 광고가 그만한 가치가 있냐고 물어요. 광고주들은 그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진짜 돈이 됩니다."

그런데 최근 슈퍼볼 광고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 '닷컴 볼'로 불릴 정도로 슈퍼볼 광고를 점령했던 온라인 IT 기업들이 사라지고,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가상 자산 거래 업체인 크립토닷컴 등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이 슈퍼볼 광고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상 화폐 기업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외신들도 주목합니다.

CNN은 신규 고객을 끌어 들이기 위한 고비용 마케팅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형중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슈퍼볼 광고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슈퍼볼 광고를 하면 '암호화폐 시장이 건전하다' 하는 믿음을 사람들에게 주는거죠"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도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 광고로 미래 시장 선점을 노립니다.

단골 광고주들 사이의 변화도 눈길을 끕니다.

2008년부터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슈퍼볼 광고에 뛰어든 이후 꾸준히 입지를 다져온 현대차는 올해 TV 광고에서 빠졌습니다.

대신 전기차를 앞세운 기아가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심요한 / 기아 커뮤니케이션센터 책임매니저]
"EV6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기아의 시작을 알리는 혁신적인 차량임을 강조하면서…"

BMW,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도 내연기관 차 대신 전기차 광고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굴뚝 산업 기업들이 주류였던 슈퍼볼 TV 광고 시장에 기술 집약 기업과 제품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강은아입니다.

영상편집 이혜리
그래픽 박재형


강은아 기자 euna@donga.com